Bentley Flying Spur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나코의 유명한 호텔 드 파리 주변에서 3세대 플라잉 스퍼를 출시한 벤틀리의 의도가 그저 적당한 배경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추측할 것이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해 차를 몰아보니 이 이국적인 장소를 선택한 것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길이가 5.3m에 달하는 이 호화로운 세단이 매일같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능동적인 현대식 전자장비를 갖추고, 거기에 네바퀴굴림 시스템까지 기본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출발하자마자 이런 문제가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나코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호텔 드 파리 외곽은 군사 지역으로 규제가 많다. 무릎 높이의 쇠사슬로 연결된 기둥이 즐비한 이곳에는 벤틀리보다 작은 차들조차 접근이 쉽지 않다. 카지노 광장은 보다 더 넓은 곳으로 나가는, 어색하게 구부러진 좁은 길들이 깔끔하게 손질된 복잡한 길과 함께 교차하며 미로처럼 뒤엉켜 있다. 활기찬 폭스바겐 골프에 앉아 있더라도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뉴 플라잉 스퍼는 저속 회전 구간에서 꽤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시속 97km 아래의 속도에서 반대 방향으로 조향해주는 뒷바퀴가 없었다면, 카지노 스퀘어에서 출발한 우리는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군대 행렬처럼 앞뒤로 우왕좌왕하는 우스꽝스러운 꼴을 보여줬을 것이다. 새로운 벤틀리는 그나마 여유로운 도로 공간을 조금은 위태롭지만 아주 세밀하게 헤치고 나갔고, 우리는 언덕을 따라 미끄러지듯 더 넓은 도로를 향해 올라갔다. 여기서 시속 97km가 넘어야 뒷바퀴가 앞쪽과 같은 방향으로 미세하게 회전하며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에서도 안정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마 이 네바퀴굴림 조향 장치는 벤틀리가 뉴 플라잉 스퍼의 모든 능력 중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거기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플라잉 스퍼는 쇼퍼 드리븐의 성격도 강하지만 오너 드리븐도 가능한 럭셔리 세단이라는 것. 스마트 4×4 시스템은 완벽한 주행 조건뿐만 아니라 거친 환경에서도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품질은 벤틀리다운 모습이다. 저사양 모델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슈퍼 럭셔리와 고성능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문제는, 사실상 값비싼 자동차의 세계에 들어서면 모든 성능을 럭셔리하게 제공할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맥라렌처럼 가속하며 롤스로이스처럼 럭셔리하게 탈 수 있다는 벤틀리의 주장에는 위험 요소가 있다. 하지만 뉴 플라잉 스퍼는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했다. 개선된 W12 5950cc 엔진은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이다. 고속과 저속의 유도 시스템을 달리하는 이 엔진은 최고출력 635마력으로 최고시속 333km에 0→시속 100km까지 3.7초만에 도달하는 저력을 보여준다. 이 수치는 최고시속 310km인 이전 모델의 성능을 가뿐히 능가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중성에 대해 말하자면, 뉴 플라잉 스퍼의 4-모드, 3-챔버 에어 서스펜션(48V 액티브 롤 컨트롤 장착)은 트랙에서도 잘 달릴 수 있는 조건이다. 이중성의 목적? ‘다다익선’라는 말이 더 나은 설명이 될 수도 있다.

 


 

벤틀리는 새로운 플라잉 스퍼가 이전 모델과 공유하는 부분은 단지 이름뿐이라고 말한다.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프로젝트 리더인 피터 게스트는 설계, 개발 및 제조가 회사의 모든 자산을 충분히 활용했다고 여긴다. 요즘은 ‘이 차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시대다. 모노코크 하부 구조는 알루미늄과 강철 합금을 포함하고 있고 외부 패널은 슈퍼폼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다. 차의 전체 무게는 2437kg으로 W12 6.0L 리무진 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플라잉 스퍼를 다른 그룹에 속해 있는 자동차의 디자인과는 관계없이 단일 종의 모델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리어 서스펜션 등 주요 요소는 포르쉐 파나메라(Porsche Panamera)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실제로 벤틀리 관계자는 이 차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로 그룹에서 대형차를 만들기로 결정했을 때 빠르게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윈드스크린의 앞쪽은 최근 출시되고 많은 찬사를 받은 컨티넨탈 GT와 매우 흡사하다.

 


 

외관은 잘생긴 짐승 같다. 외향적이라기보다는 퍼포먼스에 어울리는 근육질에 우락부락하다는 느낌이다. 이전보다 작은 21인치 또는 22인치 휠이 적용됐으며, 뉴 콘티넨탈 GT에서와 같이 새로운 패키지는 앞바퀴를 전방으로 6인치 이동시켜 영리한 설계를 적용했다. 디테일은 벤틀리로부터 우리가 기대했던 대로다. ‘크리스탈 컷 효과’로 라운드 LED 전조등과 새로운 랩 어라운드 테일 라이트를 꾸몄으며, 일부 시장에서는 롤스로이스와의 경쟁을 고려해 새로운 플라이 B 보닛 장식을 달았다.

 

인테리어는 호화로움에 대한 벤틀리의 사랑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재질, 직물, 색상의 선택은 매우 자유롭다. 벤틀리는 구매자를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해놓아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적용할 수 있다. 센터 페시아는 날개 테마가 있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GT와 함께 도입된 다이얼식 중앙 디스플레이(전통 다이얼 3개 또는 중앙 화면 12.0인치)를 달았다. 디자이너들은 뒷좌석 편안함 또한 크게 부각시켰다. 뒷좌석에는 블라인드, 실내 온도, 시트 마사지 기능 및 조명을 제어할 수 있는 탈착식 터치스크린 리모컨이 마련되어 있다. 기존 10개의 B&O 스피커를 통해 1500W 출력을 낸 하이-파이 사운드 시스템은 이제 19개 스피커로 2200W 출력을 갖춘 영국 오디오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인 나임(Naim)으로 제공된다.

 


 

도로에서는 양면성이 더욱 짙게 나타난다. 벤틀리는 조용한 에어 서스펜션으로 미끄러지듯 달린다(거슬리지만 않는다면 감사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코너에서는 안티 롤 바를 조정하기 위해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48V 시스템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벤틀리는 미끄러지듯 달려 나간다. 차의 경로는 최대한 부드러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 벤틀리는 서툰 조작에 대한 동정심 따윈 거의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네바퀴굴림은? 날카로운 저속 핸들링과 방향 지시등이 손에 쉽게 들어오지만 고속의 기어 단수에서는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오버 컨트롤이 없다. 이로써 보다 안정적이다. 림이 보다 정확한 조향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특히, 멈춰야 하는 순간에는 완벽에 가까운 경지를 보여준다.

 

퍼포먼스는 굉장하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굉음을 뿜어낸다. 지능형 네바퀴굴림 구동으로 토크가 대부분 뒤쪽으로 쏠리지만, 휠 스핀을 일으킬 정도의 충분한 힘도 유지된다. 특히 스포츠 주행 모드에서 자동차는 온보드 전자 장치(변속기 동작, 조향 노력 및 주행 속도 제어)에 의해 마치 뒷바퀴굴림 모델과 같은 역동성을 보여준다.

 


 

테스트에서 엔지니어들이 설정해놓은 세팅값을 지속적으로 변경해봤지만, 기본 상태에서도 스포츠의 강성과 컴포트에서의 약간 지나친 반동 사이에서 거의 완벽한 코스를 보여준다. 자신만의 사용자 설정을 만들 수 있지만,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몇 시간 동안 운전을 했을 때 어떻게 느끼고 있냐는 것이다. 물론 플라잉 스퍼도 아주 편안하다. 좌석을 제대로 조정하여 출발하면, 그 세팅이 당신에게 어울릴지 아닐지에 대한 잡념이 멈추게 된다. 그냥 그렇게 된다. 때로는 비틀리거나 좁은 도로를 달리며 집중력을 모으고 있을 때, 마침내 이 차의 파워와 정교함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틈새에 잘 맞는지 계속 놀라며 코너 공략을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당신의 여정은 그저 조용하고 즐겁게 사라진다. 피로에 대한 기억도 없고, 몸집도 어색하지 않다. 플라잉 스퍼는 그런 차다. 그럼 여기서 질문. 이렇게 만족스럽고 호화로운 세단이 또 있을까? 한 번 찾아봐야겠다. 

 

 

토크를 오프라인에서 가득 채우는 방법

 

새로운 플라잉 스퍼(Flying Spur)는 현 벤틀리 세대 중 최초로 일반적인 토크 컨버터 자동변속기가 아닌 듀얼 클러치 기어박스(이 경우 ZF 8단 장치)를 사용한다. 그 이유는 듀얼 클러치 설정이 정지 상태에서 최대토크를 수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1350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 91.8kg·m이라는 높은 토크를 발휘하는 W12 엔진에 가장 적합하다. 이러한 고출력은 변속 장치의 과부하 방지를 위해 벤틀리가 항상 1, 2단에서 리밋을 걸어놨던 이유다.

 

토크 컨버터를 지지하는 주장은 매끄러움이다. 그리고 이 새로운 플라잉 스퍼에서는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한 토크를 얻고 덩치에 비해 놀라운 출발을 보여준다. 부정적인 면에서는, 일단 차가 가속을 하면 스로틀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한 번 가속이 되면 제법 괜찮아진다. 다른 차들과 비교하면? 훌륭하다.

 

 


 

[출처] 오토카 Autocar Korea (한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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