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s - 출판인의 길 / 강희일, 다산출판사 대표


    

19612, 17세의 나이로 서울대학교 구내서점에 취업을 하면서 책과 함께하는 인생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1971년에는 국제대학 야간부에 편입하여 낮에는 법문사에서 출판 업무를 착실하게 배우고, 저녁에는 학업을 하면서 출판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다. 서울대학교 구내서점에서 6, 법문사에서 9년을 보내고 197965일에 현재의 다산출판사를 창립했다.

1961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57년간, 어느 한순간도 다른 직업으로 외도하거나 다른 길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오로지 출판인으로서의 무한한 고마움과 더없는 행복감을 가지고 살아온 것이다. 출판은 우리 일곱 식구가 끼니도 못 먹을 때에 어린 나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성공의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주경야독을 허락해 주신 출판업계의 지인들께 언제나 뼛속 깊이 고마움을 새기고 살아왔다. 만일 내가 서울대학교 구내서점에 취직하지 못하고 광화문 뒷골목에서의 신문팔이와 구두닦이 생활을 계속했다면 어땠을까? 학교 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뒷골목의 부랑아로 살았다면 내 인생행로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인생이 그렇듯 그늘도 있었다. 내 출판 인생은 많은 병마에 여러 번 흔들렸다. 18세 때 결핵, 19세 때는 늑막염과 맹장염을 앓았다. 1988년 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흥청일 때 협심증으로 쓰러져 3년 동안 PTCA 시술을 7회나 하여 겨우 안정을 찾았으나 평생 약을 복용하고 있다. 2011년에는 식도암 때문에 식도를 제거하고 위를 잘라 식도로 만들어 붙이는 대수술을 했다. 수술 후 7년이 지났지만 식도와 위의 불편함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된 시간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 기간에도 어려운 가정 형편과 병마로 인하여 28년간 중단했던 대학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서경대학교(전 국제대학)2002년 복학하여 2003년에 졸업했고, 2005년에는 중앙대학교(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을 졸업하고 환갑에 이르러 언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서경대에서 후배 학과장의 배려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12년간 출판 편집의 실제를 강의했다. 그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출판의 이해라는 학술서를 저술·출간하여 2007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어느 정도 건강이 좋아지면서 내 출판 인생이 성장하고 발전하게끔 이끌어준 출판계 지인들의 배려와 도움에 대해 평생 은혜를 갚겠다는 마음을 실천할 길을 찾았다. 출협과 출판 관련 단체에서 뜻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1992년 출협의 상무이사를 시작으로 부회장·출판저작권위원장과 한국학술도서출판협의회 회장, ()디지털전문도서 대표이사, 도서관 및 출판계 발전협의회 위원장, ()한국학술출판협회 초대 회장, 2011 한국복사전송권협회 부이사장 등을 하면서 19년 동안 출판계의 발전을 위해 나름의 봉사정신으로 열과 성을 다했다

현대 출판 산업은 인터넷 시대를 맞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후진적 저작권법 하에 자행되는 불법 복사·스캔 등과 교육기관에는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 이용을 허용하는 수업목적 보상금제도의 악용으로 학술 및 대학교재 출판사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도 다산출판사는 39년간 개정판을 포함하여 1000여 종의 학술 서적을 출간했다.

한 출판인으로서 어렵고 힘든 일이 잦아 때로는 실망하고 좌절할 때가 많았지만 우리나라 출판 산업의 미래를 위해 선진국형 저작권법으로의 개정을 출판계와 함께 힘껏 외치며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출판 기획과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출판은 언제나 내 꿈이자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출처] 월간에세이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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