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人터뷰-음악, 서로의 이유가 되다 / 뮤지션 옥상달빛


 

서정적인 노랫말과 잔잔한 어조로 시대를 읊고 청춘을 노래하는 여성 듀오 옥상달빛은 마음결에 내려앉은 따듯한 빛처럼 삶을 역설하며 오늘을 위로한다. 대표곡 <수고했어, 오늘도>를 비롯해 <하드코어 인생아><선물할게><희한한 시대> 등과 올해 발매한 <청춘길일><직업병><발란스>까지, 동갑내기 음악 친구 김윤주와 박세진(35)이 짓고 다듬어온 시간의 궤적에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 곡의 노래가 가장 설득력 있는 위로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것, ‘옥상달빛이 옥상의 달빛으로 반짝이는 이유이다

 

서로에게 어떤 친구이자 음악 동료인가.

_윤주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자다(웃음). 여러 면에서 참 배울 점이 많다. 늘 계획성 있는 워커홀릭인데, 나와는 정반대의 성격이다. 이런 점은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장점으로 작용한다. 둘 다 곡을 쓰는데, 한 명이 슬럼프에 빠지면 다른 한 명이 대신 더 힘을 쏟아줄 수 있지 않나. _학교 때부터 벌써 10년 지기 친구인데, 세진이의 긍정적인 면이 좋다. 좋아하는 음악의 교집합은 물론이고 개그 코드도 잘 맞다. 친구 사이에서나 결혼할 때 개그 코드는 정말 중요하다. 지금도 대화를 굉장히 많이 하는 우리가 여전히 신기하다(웃음).

 

<청춘길일><직업병><발란스>가 만들어진 배경이 궁금하다.

_<청춘길일>은 청춘의 이면이다. 청춘을 밝고 아름답다고만 생각하지만 사실 더 아프고 슬프지 않나. 양승우 작가의 동명의 사진전이 모티브가 됐는데, 그분께 양해를 구하고 제목을 붙였다. 그중 온몸에 문신한 남자가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이 찡하더라. 인생의 밑바닥에서도 좋은 날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_<직업병>3~4년 전쯤 제주도에서 본 한 뮤지션에 대한 이야기다. 비 오는 날 관객 없는 텅 빈 무대에서 기타를 연주하던 모습이 마치 악보와만 대화하듯 쓸쓸해 보였다. 저분은 돈 때문이 아니라 정말 음악이 좋아서 하고 있구나 싶더라. 순간 나는 과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나 반성하게 됐다. _<발란>에서는 이 세상에는 좋은 일, 나쁜 일이 혼재하는데, 둘 다 의미가 있고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어제와 똑같은 삶을 살더라도 오늘의 이유를 발견하는 게 삶의 발란스라는 낙천적인 메시지다

 

많은 이들을 위로해준 <수고했어, 오늘도>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_나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덤덤하게 썼다. 정말 특별한 고민 없이 한 번에 나온 곡이다. 다들 각박하고 여유가 없어서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지 않는 시대 아닌가. 물론 이 노래가 잘 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트랙 순서도 뒤에 있었으니까. 무슨 일이든 의도하거나 노린다고 다 잘 되는 건 아닌 것 같다(웃음). 

 

반대로 최근에 위로받은 노래가 있다면?

_결국, 역시 나에게는 쳇 베이커Chet Baker의 음악이다. 어느 날 운전하면서 듣는데 순간 확 녹는 느낌이었다. 브레이크 대신 엑셀을 밟았다가 놀라서 바로 브레이크를 밟은 희한한 경험을 했다. 마스터가 잘 안 된 상태였지만 브라스가 나오자마자 전율과 희열이 오더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음악의 힘을 느꼈다. _최근 Poom를 즐겨 듣고 있는데, 인트로부터가 너무 좋다. 이렇게 좋은 노래를 찾으면 이상형을 만난 것처럼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느낌이다(웃음). 그런 기쁨 때문에 계속 찾아다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음악세계를 추구하고 있나.

_우리가 하고 싶은 지금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거나 주변에서 들려준 사연을 가사로 옮기는 편이다. <희한한 시대><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도 요즘 시대의 흐름에서 그때 내가 체감한 감정들을 담았다. 이번에 발표한 곡들도 그렇고. 사실 예전에는 그런 감정들이 한꺼번에 다 나왔었는데, 지금은 뭔가를 느낄 때마다 적어놓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웃음). 음악은 하면 할수록 어렵다. 그래서 더 재밌기도 하고. 만 명의 사람보다 한 곡의 노래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그 파급력과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사를 쓸 때도 여러 가지를 고려하게 된다. 확실히 시야가 넓어졌고, 좋은 음악으로 위로해야 좋은 영향을 받을 거라는 일종의 책임감도 생겼다.

 

5년째 전국투어 콘서트 <정말 고마워서 갑니다>를 하고 있다

_지방 10개 도시를 찾아가서 카페처럼 작은 공간에서 80~150명 남짓의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으며 위로를 전하고 우리도 위로를 받고 있다. 연말 공연 <수고했어, 올해도>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매년 오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처음 오시는 분들이다. 우리부터가 즐거워서 늘 설레고 힘이 난다

 

앞으로의 계획과 해보고 싶은 공연이 있다면?

_829일 하우스 장르의 개인 싱글 2곡이 나온다. 연말 공연 전에는 한 곡 한 곡 나온 음원들에 신곡 몇 곡을 추가한 옥상달빛의 피지컬 앨범이 나올 예정이다. 예전부터 아이들, 청소년에게 관심이 많아서인지 동요를 만들거나 그들을 위한 공연을 해보고 싶다. 혼자만의 시간에 갇혀 정서적으로 외면당하는 시기 아닌가. _일단 솔로 앨범이 나올 예정이고, 음악과 음악 외적인 것 포함해서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 사진·영상 공부도 해보고 싶고. 각자 다른 활동에서 얻은 건강한 시너지는 옥상달빛을 더 깊고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우리가 지치면 음악에서 바로 티가 나더라. 그만큼 음악은 솔직하다. 영상 공부를 빨리했다면 세진이 MV도 만들어줬을 텐데 아쉽다(웃음). 좋은 음악, 재밌는 것을 하는 옥상달빛이 되고 싶다

 

/사진 김신영 기자

 

[출처] 월간에세이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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